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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단순암기보다 종합적인 직무능력 묻는 문항 출제"

“문제 형식이 너무 바뀌어서 당황했다.” “문제수는 줄었는 데 오히려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13일 이른바 삼성고시로 불리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치고 나온 수험생들은 이런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11시20분까지 서울 대치동 단국대부속고등학교(단대부고) 등 85개(서울 73곳, 지방 12곳) 고사장에서 치러진 SSAT는 국·내외에서 10만명이 응시했다. 삼성은 같은 날(현지시각)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와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해외거주자를 위한 시험을 진행한다.

 

이날 SSAT는 기존 언어와 수리, 추리, 상식 영역에 공간지각능력 측정영역이 추가돼 5개 영역(500점 만점)으로 이뤄졌다.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하기 위해 역사 관련 문항이 새로 생겼고, 문항수가 175개에서 160개로 줄어든 것도 올해 SSAT의 변화였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수험생들은 적잖게 당황스러워 했다. 언어영역은 암기력보다는 독해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크게 늘어났다는 반응이다. 수리영역은 통계 문제의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새로 추가된 공간지각능력 측정 영역과 역사 관련 문항은 수험생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공간지각능력 측정 영역은 문향이 도형을 통해 제시돼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는 반응이 일반적이었다.

 

역사 문항 역시 암기식보다는 종합적인 이해판단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출제 방식이 수험생들을 당혹스럽게 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에 나오는 ‘토르’와 수퍼맨, 액스맨 시리즈의 울버린, 아이언맨 등을 열거하고 ‘성격이 다른 영웅은 무엇’이냐는 문제가 나온 것이 대표적이다.

 

수험생들은 대체로 시중에 나도는 기출문제집이나 SSAT 학원 수강 등이 도움이 안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준 출제 경향과 180도 다른 문제가 나왔다는 게 수험생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한 수험생은 현장 취재를 나간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비싼 돈 들여서 학원을 나갔는데 말짱 도루묵이 됐다”는 고 말했다. 다른 수험생도 “삼성측의 갑작스러운 출제경향 변경으로 지난 몇개월 간의 시험 준비가 무용지물이 됐다”고 속상해 했다.

 

하지만, 이같은 반응에 대해 삼성측은 “오랜 기간의 독서와 경험을 통해 종합적·논리적 사고 능력을 갖춘 인재가 고득점할 수 있도록 평가 내용을 개편했다”면서 “이는 스펙보다는 실무능력을 평가하는 것 위주로 채용절차를 변경하겠다는 방침을 구체화 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1월 서류전형 부활, 대학 총·학장제 부활 등을 골자로 하는 채용제도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스펙과 단순 지식 암기보다는 종합적인 직무수행 능력 위주로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채용절차 변경을 통해 SSAT에 연 인원 20만명이 응시하고, SSAT 준비학원과 과외가 성행하는 과잉 경쟁을 완화하겠다는 게 당시 삼성의 고민이었다. 대학 총·학장 추천제가 ‘대학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으로 당초 추진했던 채용 개편안은 철회했지만, SSAT 출제 경향 변화로 ‘실무능력 위주의 선발’이라는 고민을 구체화 했다는 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삼성은 올해 상·하반기에 약 9000명의 대졸 공채직원을 채용할 방침이다. 상반기에만 4000~5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상반기 채용인원의 2~3배 가량으로 추정되는 SSAT 합격자는 이달 말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www.samsungcareers.com)’에 공지된다. SSAT 합격자들은 면접과 건강검진 등의 절차를 거쳐 6월 최종 합격여부를 통보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