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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건강식품

위암 막으려면 짠 음식 피하고 과일·채소 많이


통계청의 2010년 사망원인통계연보를 보면 2010년 한해 우리나라 총 사망자 수는 25만5403명이며 이 가운데 28.2%인 7만2046명이 암으로 숨져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 암은 정의하기는 쉽지 않지만 ‘수명을 다해 죽어야 할 세포들이 비정상으로 변해 죽지 않고 과다하게 증식되는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무한하게 증식되면서 주위 조직을 파괴하고, 혈액이나 림프를 따라 멀리 떨어져 있는 조직이나 장기에 전이돼 이 역시 죽게 만들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지난해 12월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09년 한해 암 발생자 수는 약 19만명이고, 남성이 약 10만명으로 여성보다 약간 많았다. 10년 전인 1999년의 10만여명에 견줘 약 2배로 늘어났다. 이처럼 암 발생자 수가 늘어나는 중요한 이유는 노인 인구가 많아진 것과 건강검진이다. 2009년 기준 평균수명인 81살까지 살면 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36.2%다. 그런데 우리나라 모든 암의 5년 생존율(암 진단 뒤 5년 이상 생존한 비율)은 62%였고, 생존율이 가장 높은 암은 갑상샘암으로 99.7%, 가장 낮은 암은 췌장암으로 8%였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염려하고 예방해야 할 암의 발생 원인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음식요인 약 35%, 흡연 30%, B형 바이러스 등 감염이 25%를 차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음식, 즉 식습관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주요 6대 암 가운데 하나인 위암과 음식의 관련성에 대해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위암의 경우 짜거나 태운 음식이 주요 위험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하루에 5g 이하의 소금을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보다 2.6배가 많은 약 13g을 섭취하고 있으며, 30~50살 남성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많은 17g 이상을 먹고 있다. 무엇보다 김치나 찌개류가 중요한 소금 공급원이 된다. 짜게 먹으면 위 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이 잘 생기고, 이 상태에서 헬리코박터균 같은 세균은 음식물에 포함된 일부 성분을 발암물질로 만든다. 또 불에 구워서 고기를 먹으면 가장자리가 검게 그을리면서 검댕이 생기는데 이를 ‘타르’라고 하며, 여기에는 벤조피렌과 같은 강력한 발암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 국내 연구에서도 태운 음식을 먹는 경우 3배 이상 위암 발생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물론 국제적으로도 위암 발생이 가능한 원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1990년대에 녹차를 마시면 위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으나 2000년대 나온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과일과 채소를 하루에 400g 이상 먹으면 위암 등 소화기 암의 발생을 약 25%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일과 채소에 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비타민 C, E, 베타카로틴, 라이코핀 등 각종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발암성연구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