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말부터 주택시장 호황으로 주택공급이 급격하게 늘어난 결과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이 19년만에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보급률이 120%에 달하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입주자를 찾지 못한 주택이 넘쳐 날 것이란 '입주대란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7만5146가구로, 1998년(39만2912가구) 이후 최대치다. 2018년도 38만5866가구가 예정돼 있어 2년간 76만여가구가 넘는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입주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2년(17만8768가구)에 비해 두 배가 넘는 물량이다. 이후 △2013년 19만5949가구 △2014년 26만4011가구 △2015년 26만6582가구 등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다 올해 28만1706가구로 급증했다.

특히 경기도는 2011~2015년 사이 한 해 평균 6만가구가 입주했지만 2017년엔 12만3060가구, 2018년 14만6523가구 등 평균 대비 2배가 넘는다. 전국 주택보급률이 118%(2014년 기준)인 상황에서 대량 물량이 단기간에 공급되면 초과 공급에 따른 미분양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입주시 계약자가 중도금과 잔금을 치르지 못해 계약해지로 이어지는 피해가 예상된다.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진 적이 있다. 2000년대 중반 부동산투기 광풍이 불자 당시 정부는 분양가상한제까지 동원한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건설사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밀어내기 분양에 나섰고 2008년 한꺼번에 몰려 아파트 입주물량만 32만여가구에 달했다.

때마침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아파트 값이 분양가 아래로 곤두박질하자 입주를 포기하는 당첨자가 속출했다. 2006년 1만3654가구였던 준공(입주) 후 미분양주택이 2009년엔 5만가구까지 불어났다. 그 영향으로 주택건설 위주의 중소형 건설사가 무더기로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그 후유증은 2013년까지 이어졌다.

한 중견건설사 분양관계자는 "아파트를 다 지은 뒤 입주예정자가 중도금과 잔금을 내지 못하면 중도금 대출을 일으켜 공사비용과 협력업체 대금을 치른 건설사의 경우 신용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입주 무렵에 고객 사후관리나 법무팀이 골치 아플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더 큰 문제는 아파트뿐만이 아니란 데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새로 인허가 받은 주택은 76만5328가구로 25년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새 아파트 청약 열기와 전세난에 따른 연립·다세대 등 저렴한 주택 구매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주택 소유자가 집을 팔려고 내놓으면 집값은 떨어지고 대출금보다 싼 깡통주택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부동산경기 침체 때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입주대란으로 주택시장에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수요가 줄어드는데 공급이 급증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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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학주 기자 hakj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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