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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에 집착할수록 성적-실적-연봉 다 떨어져"


경쟁 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임금의 차등화를 통한 경쟁 강화는 직장에서 사람들이 일을 더 열심히 하게 하여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 그리고 학교에서는 학업 성적의 서열화를 통한 등수 경쟁으로 학생들이 더욱 열심히 공부하게 되어 학업 성취도가 높아진다고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경쟁 강화는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더 열심히 일하게 하여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을 가져온다는 주장이다. 경쟁의 산물인 라이벌 의식으로 학생은 친구(라이벌)와의 경쟁을 통하여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고 직장인은 업무 성과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라이벌과의 경쟁을 통하여 자기 개발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경쟁의 스트레스를 이기는 강한 성격을 소유하게 하며, 어려운 목표에 도전하는 정신을 키우게 한다는 것이다.

 

경쟁을 강화하면 과연 우리는 더 열심히 하고 잘하게 될 것인가. 학교에서 서열을 정하고, 등수 경쟁을 시키면 학습 효과가 올라갈 것인가. 학생들이 더 많이 배우게 되고, 바람직한 성격을 형성하고 미래에 필요한 여러 가지 자긍심과 자신감, 창의력과 인내심, 사회적 배려와 같은 덕목들을 배양하게 될 것인가.

 

직장에서 서열 경쟁이나 임금 차등화를 통한 경쟁 강화는 사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창조적이 되어 그 기업에 이익이 될 것인가. 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동료들 간의 유대 강화나 정보 교환 등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인가.

 

경쟁이 심해질수록 성과는 떨어진다 : 'n 효과'

 

인간이 경쟁으로부터 동기를 부여받고 라이벌 의식으로 더 열심히 더 잘하게 된다고 믿는 사람들은 경쟁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경쟁의 강도 상승이 실력이나 성과를 높이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그러면 만일 경쟁자의 수가 더 많아져서 더욱 경쟁이 심해지면, 사람들이 자극을 받아 더 잘할 것인가 아니면 더 못하게 될 것인가? 이런 의문에 대답하기 위해 스테판 가르시아라는 미시간 대학의 교수와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의 교수인 마비사롬 토르는 연구를 통해 경쟁자의 수와 시험을 보는 학생들의 시험 성적 사이의 재미있는 상관관계를 발견하게 된다.

 

미국의 대학 입시 평가에 쓰이는 SAT 시험에서 시험장에 수험생 수가 많을수록 평균 점수가 떨어진다는 결과를 발견한 것이다. SAT 시험뿐만 아니라 다른 시험인 인식 반응 시험(Cognitive Reflection Test)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경쟁자 수가 많을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수험생들

 

이러한 흥미로운 결과에 두 교수는 이 결과가 경쟁의 증가 때문인지 아니면 단지 시험장에 더 많은 수험생으로 많은 사람으로 주의가 산만해져서 생긴 결과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다른 실험을 한다.

 

이 실험에서는 각 수험생이 혼자 시험을 보며, 각 수험생에게 경쟁 수험생의 수가 몇 명인지를 알려준다. 시험은 주어진 수의 간단한 문제들을 가능한 빠른 시간에 푸는 것이다. 수험생들의 절반에게는 경쟁 상대의 수가 10명이라고 말해주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100명이라고 말해준다.

 

시험을 완성하는 데에 경쟁 상대의 수가 10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100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빠르다는 결과를 얻는다. 경쟁자의 수가 더 많다는 생각만으로도 사람들의 성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경쟁자의 수가 많을수록 느려지는 달리기 선수들

 

이 두 교수는 또 다른 실험을 한다. 이 실험에서는 실험 대상이 가상 경주를 한다. 이 가상 경주에서는 함께 경주에 참가하는 사람의 수가 50명과 500명의 두 가지 경우를 가정하고 있다. 각기 경쟁자 수가 다른 이 두 가상 경주에서 실험 대상은 자신의 보통 달리는 속도보다 얼마나 더 빨리 달릴 것인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

 

이 결과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50명 집단의 가상 경주에서 500명과의 가상 경주에서보다 더 빨리 달릴 것이라고 대답한다. 다시 말하면 경쟁자의 수가 많을수록 더 느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것이다. 경쟁이 더 심해질수록 동기 부여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서 두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이 얼마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경향이 강한지를 심리학의 방법을 이용해서 측정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는 경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500명과의 가상 경주에서 더 낮은 점수를 얻는다는 상관관계를 얻는다. 즉 경쟁의식이 강한 사람일수록 경쟁이 강화되면 성과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 두 교수가 발견한 효과를 'n 효과'라고 불렀는데, 여기서 n은 경쟁자의 수를 나타낸다.

 

경쟁의 강화가 우리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연구한 것으로 그 연구 결과가 아주 재미있다. 보통의 경우에 우리는 경쟁이 강화되면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반대인 셈이다. 특히 놀라운 것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많이 하는 사람, 즉 일반적으로 경쟁심이 강한 사람에게 그 반대 효과가 더욱 세다는 점이다.

 

우리는 보통 우리가 싫어하는 결과가 예상되는 일들은 가능하면 피하려고 한다. 경쟁이 심해지면 우리는 경쟁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경쟁에서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은 우리가 그 경쟁을 회피하려 하거나 또는 경쟁 동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

 

특히 경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일수록 동기 위축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렇게 경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실패할 것이라는 불안감 증가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성과를 낮춘다.

 

경쟁 학습이 학업 성취를 낮춘다

 

협동 학습은 학생들이 한 집단 내에서 서로 협동하여 하는 학습 방법으로 서로 성적이나 등수 경쟁을 통한 경쟁 학습과 대비된다. 협동 학습은 여러 학생들이 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것과 같은 학습을 통하여 서로 도우며 배운다.

 

한국의 대부분의 교육은 학교에서 그리고 학원에서 경쟁 학습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학습의 평가는 상대 평가로 각 학생의 진정한 실력이나 인성의 발전보다는 등수로서 평가되는 교육이다. 이 교육에서는 어떤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완성하는 작업에서 필요한 협동, 의견 교환, 분쟁 해결, 상호 이해 등의 지적 발전과 함께 사회생활에서 요구되는 여러 중요한 발달이 무시된다. 경쟁 학습에서는 협동이나 친구들과의 의견 교환 등이 필요 없고 각 개별 학생이 고립되어 수행한다.

 

경쟁 학습은 사회 활동에서 도움이 되는 여러 방면의 발달을 저해할 뿐더러 학업 성취 면에서 역시 협동 학습보다 열등하다. 박일수(한국교원대학교 박사 과정)는 그의 연구 논문 '협동 학습의 학업 성취 효과에 관한 메타 분석'에서 협동 학습은 경쟁 학습에 비해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효과적인 교수 방법이라고 하며, 협동 학습은 경쟁 학습에 비하여 학생들의 학업 성취를 15.77퍼센트(%) 향상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민혜리(서울대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는 협동 학습을 통하여 학습 동기와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협동 학습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하여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폭을 넓히며, 동료와의 협동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발견하게 하고 의사소통과 사회적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몰톤 골드만과 그의 동료들은 미주리 대학의 대학생들을 상대로 협동 상황과 경쟁 상황에서 글자 수수께끼를 푸는 실험을 하였다. 그들은 이 실험에서 협동적 상황에서 경쟁 상황보다 더 좋은 실적이 나온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아베인 워니는 골드만과 비슷한 실험을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카드 게임을 통해 실행하였다. 그는 학생들이 경쟁할 때보다 협동적 상황에서 훨씬 더 생산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러 경우에 경쟁보다 협동을 통하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한 주제에 대하여 여러 학생이 공동 연구를 하는 과제를 생각해보자. 각자 나름대로 조사하고 생각한 결과들을 모아 전체에 대한 이해나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이 한 조사나 연구 이상의 것을 배우고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물론 각자의 공헌도가 서로 다를 것이다. 그리고 그 공헌도 역시 큰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어떤 학생은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자료 찾는데 공헌을 했다거나, 어떤 학생은 더 많은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거나, 어떤 학생은 자료를 정리하고 분석하는데 더 많은 공헌을 했을 수 있다. 그리고 어떤 학생은 다른 학생을 도와 문제를 이해시키고 또 더 많이 가르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을 것이다. 각자 하는 일이 다양하고 또 공헌도 역시 다양할 것이다.

 

그러면 '누구는 일을 더하고 더 똑똑한데, 평가는 공동으로 받는다는 것은 불공평한 것 아닌가' 하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물론 평가와 그에 따른 서열만을 중시한다면 그 말은 틀린 말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의 평가는 등수보다는 실제 한 학생이 무엇을 얼마나 습득했는가를 보는 것이다.

 

등수는 내가 못해도, 다른 사람이 더 못하면 올라갈 수도 있기 때문에 등수 자체는 자신의 실력 향상을 나타내지 못한다. 똑똑한 학생이 등수로 보상을 받지 못할지는 모르지만, 그 똑똑한 학생 역시 공동 과제에서 더 많이 배우게 된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그 지식이 더 확실해지고, 그리고 더 깊은 사고로 연결되기 때문에, 똑똑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도와주는 것은 손해가 아니라 오히려 배우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협동 학습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염려에 대하여, 민혜리(서울대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는 오히려 협동 학습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우수한 학생이 동료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학습에 대한 흥미, 동료에 대한 애착, 언어 기술, 그리고 높은 사고력을 얻는다는 것이다.

 

협동 학습이 지식 습득 면에서 도움이 될뿐더러 '더불어 사는 능력' 배양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의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는 경쟁 학습의 지나친 강조로 사회생활에 필요한 '더불어 사는 능력'과 같은 교육이 부족하다. 한국의 청소년들이 '한국 청소년 핵심 역량 진단 조사'란 연구에서 지역 사회 단체와 학내 자치 단체에서 '관계 지향성''사회적 협력' 부문의 점수가 모두 0점으로 36개국 중 최하위였다. 이 결과는 현재 한국의 입시 경쟁이 청소년 교육에 미치는 부정적인 한 단면을 잘 보여준다.

 

경쟁적인 사람은 실적이 낮다

 

일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는 경쟁성을 이야기한다. 경쟁성뿐만 아니라 일에 대한 의욕 역시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 일에 대한 의욕은 누구를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보다는 승패와 상관없이 그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경쟁적인 사람의 실적이 높게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로버트 헴리치는 일에 대한 의욕이 있는 사람들에 있어서 경쟁적인 사람의 실적이 오히려 낮아진다고 한다. 그는 103명의 박사들에 대하여, 그들이 얼마나 경쟁적인지 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경쟁성과 그들의 논문 인용에 따른 업적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작업 의욕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에 경쟁성이 낮을수록 논문 인용의 정도가 높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비슷한 연구를 기업인들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하였다. 그 결과 공부 의욕이 높은 대학생들의 경우에 경쟁성이 낮을수록 높은 성적을 거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MBA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경쟁성과 보수의 관계를 알아보았다. 여기서도 일의 의욕이 큰 사람들일수록 경쟁성이 낮은 사람이 평균 연봉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이들의 학업이나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은 예술 활동에서도 경쟁을 강요하기보다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의욕이나 흥미를 유발함으로써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하는 미술 대회를 상상해보자. 이기기 위해서 그리는 그림은 그냥 자신이 하고 싶어서 그리는 그림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경쟁성이 높다는 의미는 자발적 동기에 의하여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기 싫어도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쟁성을 높인다는 의미는 자발적 의욕은 저하시키고 이겨야 하는 승부욕을 키우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입시 경쟁에서 아이들이 하기 싫은 주입식 교육을 시키려니 경쟁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등수로 비교하고,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하며 경쟁심을 자극한다. 경쟁성은 단기 효과를 얻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경쟁성 강화는 장기적으로 교육이나 학문에 필요한 진정한 흥미나 욕구를 키우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사회와 자연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그들 각자가 갖는 성격, 특징, 장점과 단점이 형성되어 가고, 각각 서로 다른 흥미, 의욕 그리고 재능이 발달한다. 한국의 입시 경쟁에서 아이들은 나름대로 발전할 권리는 박탈되고, 적성이나 흥미 등이 나름대로 자리잡아가기 전에 등수 경쟁에 들어가야 한다.

 

그들이 얻는 것은 하기 싫은 것을 하게 하는 경쟁성이고 잃는 것은 의욕과 흥미일 것이다. 의욕 없이 억지로 하는 것들은 오래하지 못하고, 해도 고통이 크며, 잘하지도 못할 것이다. 이제 그들이 자라는 과정을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그들이 커가면서 자신의 재능, 의욕과 성격에 맞는 것을 자신이 선택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서상철 캐나다 윈저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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