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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보/진학지도

경기여고, 대륜고의 서울대 입시 노하우

서울 개포동에 위치한 경기여고는 작년 서울대 합격자가 8명이었지만 올해는 20여 명으로 2배 넘게 늘어났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대륜고도 작년 서울대 합격자가 15명에서 22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서울대 추가 합격자 윤곽이 대체로 드러난 가운데 두 학교는 일반고면서 웬만한 서울ㆍ경기권의 특목고ㆍ자율고와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성과를 거둬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두 학교가 서울대 수시에서 거둔 성과를 알게 되면 더 놀라게 된다. 경기여고는 수시 1단계에 붙은 10명의 학생이 모두 최종 합격해 100% 성공률을 보였다. 대구 대륜고도 수시 1단계를 통과한 17명의 학생 중 무려 14명이 원하는 학과 진학에 성공했다.

많은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두 학교의 성공 노하우를 들여다보니 공통점이 뚜렷했다.

두 학교 모두 최근 2~3년 전부터 수시 합격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지해 수시 맞춤형 전형을 준비한 게 올해 성과를 냈다.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의 입시 전형 분석, 대입 전략을 사교육업체에 맡기지 않고 교사들이 직접 챙겨 수십 차례 입시설명회를 연 것도 공통점이었다. 명문대에 합격한 졸업생들을 적극적으로 고3 수험생들의 멘토로 데려와 합격 노하우를 전하게 하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 전략도 먹혀들었다.

경기여고는 기존 강남권 고교들이 정시 위주로 준비한 틀을 깨고 3년 전부터 수시 대비에 집중했다. 최근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이 수시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조내희 경기여고 3학년 진학부장은 "서울대 수시 입시전형을 분석한 결과 자기주도학습, 창의성 두 가지를 가장 강조한다는 점을 알게 돼 이를 위한 학과 경시대회, 동아리 등 다양한 교내 프로그램들을 만든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대륜고는 수시 합격자 수가 늘면서 덩달아 정시 합격자 수까지 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수시에 학생들이 많이 붙자 정시에 지원 가능한 학생들이 적어져 더 많이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곽병권 대륜고 3학년 진학부장은 "작년까지 대부분 서울대 합격생이 정시에서 나왔지만 올해부터는 수시 합격생 수가 더 많아졌다"며 "서울대 수시 요강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지 2년차인 작년에 드디어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학교 모두 3학년 담임들이 입시전문가 수준으로 대입 요강을 분석해 직접 아이들과 상담한 게 서울대 합격생 수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대륜고는 1년에 입시설명회를 20회 정도 한다. 3학년 담임들이 주요 대학을 한두 개씩 맡아 분석한 다음 그 정보를 다른 담임들과 공유하고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곽 교사는 "외부 전문가들을 입시설명회에 부르지 않고 교사들이 직접 챙기는 건 교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교사가 많은 것을 아니까 학생들이 신뢰하게 되고 그 신뢰가 효율적인 진학지도로 이어졌다"고 노하우를 밝혔다.

경기여고도 3학년 담임 연수만 10차례 넘게 하며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의 입시 전형을 철저히 분석해 공유했다.

논술과 면접 준비도 교사들이 직접 나서서 아이들을 이끌었다. 경기여고는 강남권에 속해 있으면서도 이례적으로 교사들이 가르치는 방과후학교의 인기가 매우 높을 정도로 교사에 대한 학생ㆍ학부모의 믿음이 컸다. 대륜고도 다른 학교와 달리 쉬는 시간만 되면 선생님한테 문제풀이를 물어보러 온 학생들로 북적거리는 이색적인 모습을 자랑한다.

명문대에 진학한 졸업생들을 멘토로 활용한 것도 좋은 효과를 거뒀다.

경기여고는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에 진학한 학생들이 누구고 어떤 과에 들어갔는지를 미리 다 파악해 놓고 3학년 수험생들과 멘토-멘티로 연결해 줬다.

조 교사는 "주요 학과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이고 준비할 것들은 무엇인지, 멘토는 어떻게 공부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는지 등을 수험생들이 들을 수 있게 시스템을 갖춰왔고 지난해 상당히 틀이 잡혔다"고 밝혔다.

대륜고는 서울대 시험 전날 수험생들이 서울대에 다니는 선배들을 만나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옥정윤 대륜고 교감은 "심리적 안정감이 있어야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대에 진학한 선배들에게 입시 경험담을 들려주도록 한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발 빠르게 수시 전형 확대에 대응해 많은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한 두 학교는 벌써부터 2014학년도 대입을 준비하고 있다.

[김제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