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정보/진로지도

[CEO 리더십] 최고의 리더는 부하를 키워준다

플라톤은 자신의 스승 소크라테스를 주인공으로 ‘대화편’을 희곡 스타일로 씁니다. ‘성경’도 예수님을 주인공으로 하는 역사서입니다.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의 언행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담긴 최고의 리더십 교과서입니다. 세계 최초로 오늘날 학술 논문 스타일의 분석적 방식으로 책을 서술한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그는 엄청난 영토를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의 선생이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은 본성상 알고 싶어 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형이상학’ 제1권 제일 첫머리에 쓴 말입니다. 왜 인간은 알고 싶어 하는 본성을 가졌을까.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리가 다양한 감각에서 오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을 보면 “모든 인간은 알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거죠. 이 말의 파워는 엄청나게 강합니다. 인간이 늘 배우기를 원하는 이유는 교육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사람을 계속 발전시킵니다.


배우고 발전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

단순한 작업을 완수하고 난 후 사람들은 더욱 어려운 작업을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집니다. 그리고 그 작업에 의미부여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것이 바로 리더 중 최고의 리더가 부하를 키워주는 리더인 이유입니다.

부하를 키워주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큰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자기 개발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잘해낼 수 있는 길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리더는 부하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반면 리더 중 최악의 리더는 부하와 경쟁하는 리더입니다. 모든 일을 혼자 모두 도맡아 하는 상사들이 있습니다. 일 욕심이 많다는 것으로 치부하기에는 리더로서 함량 미달인 사람입니다. 직원이 크는 유일한 방법은 큰일을 맡을 기회를 가지는 것입니다. 혼자 일을 독식함으로써 그것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교육과 훈련을 받기 위해 떠나는 것을 째려보는 상사 역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째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권력·명예·부, 모든 것을 다 손에 넣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막상 이 모든 것을 소유하고 나자 갑자기 이 세상 살아가는 것이 허무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도사를 찾아갑니다. “도사님, 인생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도사가 딱 한 말씀 하십니다. 뭐라고 말했을까요. “한평생 배우러 왔다 갑니다.” 그렇습니다. 인생의 목적이 배움 그 자체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허무하거나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여러분, 배운다는 말의 의미를 잘 아시죠. ‘배운다’고 하는 것은 ‘이 세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쳐다볼 줄 아는 눈, 그 눈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배우고 나면 세상이 새로워 보이는 이유입니다. 이것이 바로 옛 어른들께서 “죽을 때까지 배워도 다 못 배운다”라고 말씀하신 메시지의 핵심입니다.

혹시 오랜만에 동창회에 나가 어떤 친구를 만났는데 잘 못 알아본 적은 없습니까. 학교 다닐 때는 존재감이 전혀 없던 친구인데 어느 날 훌쩍 커버린 그런 친구 말입니다. “야, 저 친구 우리 반 맞냐? 쟤 우리 과 같이 다닌 것 맞아?” 풍기는 인상부터 다른 그 친구는 이런 1일 목표를 가지고 살아왔을 겁니다. “오늘 나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매일 매일 이 1일 목표를 가지고 세상에 나오는 사람은 늘 가슴이 설레고 젊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감옥에서 죄수에게 가해지는 형벌 중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무엇일까요. 이제는 법적으로 금지된 육체적 고문을 제외하고 난 후 단연 1등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단순노동의 끝없는 반복이라고 합니다. 벽돌 100개를 한 쪽에 쌓아 놓고 반대편으로 옮기라고 명령합니다. 모두 옮기고 나면 다시 원위치로 돌려놓으라고 합니다. 이것을 계속 반복해 시키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옮기면서 기록을 경신하려고 한다든지 어떤 모양새를 만들지 못하도록 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지루해 하고 그 일을 죽기보다 싫어한다고 합니다.

“경험이 있는 사람은 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기술자는 경험 있는 사람보다 더 지혜로우며, 이론적인 학문들이 제작적인 것들보다 더 지혜롭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혜로운 사람은 근본적 원리를 소통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과연 리더는 어떻게 소통하는 사람일까요.


 


일을 맡기면 절대로 간섭하지 마라

옛날 옛적에 임금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어느 날 민정 시찰을 하기 위해 장터에 나갔습니다. 한 노인이 좌판 위에 앵무새 세 마리를 놓고 팔고 있습니다. 임금님은 제일 왼쪽에 있는 앵무새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묻습니다. “이놈은 얼마요?” 어깨가 딱 벌어지고 씩씩하게 생긴 놈입니다. “폐하, 그놈은 두 냥이옵니다.” “왜 두 냥이지?” “예, 2개 국어를 합니다.” 이번에는 가운데 있는 앵무새를 가리킵니다. “이놈은 얼마요?” 눈이 예쁘장하고 깃털이 곱게 생긴 놈입니다. “예, 그 놈은 넉 냥입니다.” “왜 넉 냥인고?” “예, 그놈은 4개 국어를 합니다.” 이번에는 제일 오른 쪽에 있는 앵무새를 가리킵니다. “이놈은 얼마냐?” 거무튀튀한 색깔에 깃털도 듬성듬성 빠진 그런 늙은 앵무새입니다. “예, 그놈은 여덟 냥 합니다.” “아니 왜 그렇게도 비싸냐?”

자, 여러분 왜 이 영감은 임금님께 세 번째 앵무새가 여덟 냥 한다고 했을까요.

“예, 폐하. 첫 번째 앵무새와 두 번째 앵무새는 제가 하는 말을 듣지 않아도 세 번째 앵무새가 하는 말은 무조건 듣습니다. 세 번째 앵무새가 그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앵무새가 바로 그 어미 새입니다.”

여러분 저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가 영원한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리더는 부하의 진정한 멘토가 되어야 합니다. 멘토는 부하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부하가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리더는 부하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절대로 대신 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하에게 일과 교육을 통해 소통하는 방식입니다. 부하에게 일을 맡기기 전에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시킵니다. 그러나 일단 일을 맡기고 나면 본인이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는 절대로 간섭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리더입니다.

최고의 부모는 자식에게 간섭하지 않으면서 관심·사랑·배려를 하는 사람입니다. 도움의 요청이 오기도 전에 먼저 도와주려고 하는 것은 그저 귀찮은 간섭일 뿐입니다. 최고의 리더는 부하에게 일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람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 “인간은 배우려고 하는 본성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잘 염두에 두고 부하들과 소통하세요.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 khc60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