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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보/진로지도

포기하면 안 되지

인생이란 알 수 없는 것이다. 1994년 11월 마흔다섯살의 전(前) 복싱 헤비급 챔피언 조지 포먼(61)이 아들 뻘인 WBA · IBF 챔피언 마이클 무어에게 도전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무모한 짓'이란 것이었다. 그는 그러나 8회에 무어를 KO패시키고 세계 최고령 챔피언에 올랐다.

포먼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17세 때까지 책도 못 읽는 부랑아로 떠돌다 직업학교에서 복싱에 입문했다. 1968년 멕시코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거쳐 1973년 조 프레이저를 꺾고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지만 이듬해 무하마드 알리에게 KO패당했다.

챔피언 벨트 탈환 노력에도 불구, 1977년 지미 영과의 시합에서 졌다. 사경을 헤맨 끝에 목사로 변신,휴스턴 빈민가에 불우 청소년을 위한 '조지 포먼 청소년 센터'를 설립했다. 센터 운영난도 타개할 겸 1988년 링 복귀를 선언하지만 몸무게 143㎏의 전직 복서에 대한 반응은 싸늘했다.

'복귀하겠다고 하자 다들 너무 늙었다,돈 때문에 부질없는 짓을 한다며 비웃었다. 몸집이나 속도가 예전같지 않다는 걸 알고 젊은 선수들의 허점을 연구했다. 나는 젊어지길 바라는 대신 내 나이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도했다. '

주방기기'조지 포먼 그릴'을 만들어 대박을 터뜨리는 등 사업가로도 성공한 그는 '패배에 연연하지 말고 안된다,못한다는 말에 신경쓰지 말라'고 강조한다. 죽음엔 고통이 없는 만큼 힘들다고 포기하거나 주저앉지 말라는 것.'거의 다 성공했는데 아깝다'는 말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이 부모들이 자녀에게 기억시켜야 할 '집념과 끈기의 귀감'으로 960번의 도전 끝에 운전면허증을 딴 한국의 차사순 할머니(69)를 소개했다. '아이들에게 도전정신을 가르치고 싶다면 차 할머니의 사진을 눈에 잘 띄는 곳에 걸어두라'는 것이다.

차 할머니는 지난 7월 현대차그룹의 '달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캠페인 광고에 등장,네티즌의 성원으로 자동차를 선물 받은 데다 한국광고PR학회의'올해의 광고모델상'도 수상했다. '왜 그토록 기를 쓰고 면허를 땄는가'에 대한 할머니의 대답은 마흔다섯살에 챔피언에 도전했던 조지 포먼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하다가 포기하면 결국 아무 것도 안한 게 되니까. 그래서 그냥 끝까지 다녔다. "

 
개미 한 마리가 보리알을 물고 담벼락을 오르는데 예순 아홉 번을 떨어진 뒤 일흔 번째에 성공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어 전투에서 승리한 영웅의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천고에 변치 않는 성공의 열쇠다. 성공을 이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끈기'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다 해도 끈기가 없으면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

베토벤은 한 곡을 최소한 열 두 번씩 고쳐 썼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의 원고를 80번이나 퇴고했다.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을 8년에 걸쳐 완성했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최후의 만찬'에 10년을 바쳤다.

조지 반크로프트가 미국의 역사를 쓰는데 26년을 쏟아부었다. 노아 웹스터가 '웹스터 사전'을 만들기 위해 투자한 시간은 36년이었으며 아담 클라크가 성서 주해를 쓰기 위해 보낸 세월은 40년이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한숨지을 필요는 없다. '목표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 생각보다 훨씬 가까울지도 모를 일'이다. 작은 흙이 모여 산을 이루는 법. 느리더라도 한 뼘씩 흙을 쌓다보면 언젠가 산을 이룰 수 있다. 끈기를 이어가는 건 물리적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다. 조급해하지 말고 '얻어맞더라도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 '일이 안 풀리는 시기야말로 포기하면 안 되는 때'다.